"여자 혼자 떠나는 지리산 종주"
지리산 2009/06/30 17:29 |2005년 이후
지리산 종주를 위한 배낭 꾸리기 5회째,
이젠 가져갈 물품 목록을 작성하지 않아도 짐이 꾸려집니다.
지리산 케이블카 사건 '덕'에 (2009/06/12 - [지리산] - 지리산 능선을 지켜주세요)
잊고 있던 지리산이 마음 속에 다시 들어오고 나서,
누군가가 운동권 대학생 같다고 했던(미용실 안 가고 기르기만 한다고 -_-) 긴 생머리를
구불구불 말아버리고 (며칠 동안 머리 안 감아도 티 덜 나라고 ㅋ)
그동안의 종주 계획 중
가장 긴 일정을 잡고 (4박 5일)
가장 가벼운 짐을 싼 뒤 (카메라 빼고 배낭 멨을 땐 '성공!'을 외쳤더랬음)
가장 무거운 카메라(렌즈가 무려 2개..;;)를 덜컥 얹어서 짐 무게를 확 늘려버리고
장맛비가 올지 모른다는 걱정 속에 출발. (출발 이틀 전까지 입산통제)
감사하게도
비가 오는 시기를 삭 피해가서,
다시 천왕봉 일출과 매일의 일몰, 노고단의 은하수,
그리고 마지막 날엔, 맑은 날은 보기 어려운 운해까지 만나게 됩니다.
이런 경험은,
오직 지리산 종주에서나 가능한 것 같습니다.
혼자 떠나는 종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처음 혼자서 종주를 했던 것도, 첫 종주는 아니었습니다.
한 차례 어렵사리 종주를 성공하고
또 한 차례는 종주를 실패하고
그러고 나서 혼자 떠나기를 과감히 시도.
혼자 떠난 첫 종주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고
무수히 많은 등산객들로부터
혼자 왔느냐는 질문을 듣게 됩니다. 안 무섭냐고. 대단하다고.
제 경우는 혼자 여행을 잘 떠나는 편이기 때문에
나홀로 종주 산행을 결심하기까지 가장 걱정스러웠던 건 배낭 무게로 인한 체력소모였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가면 짐이 무거워질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배낭 무게야 '대단하다'에는 포함될 수 있어도
'안 무섭냐'엔 포함되기는 어려운 주제.
** 배낭 무게를 줄여보자 ** <더보기>
그래서 곰곰 생각해봤습니다. 대체 무엇이 무서워야 하는 걸까?
1. 곰이나 멧돼지
2. 부상이나 조난
3. 도둑이나 강도
4. 성폭행범
.
.
.
설마 1번은 아니겠죠?
곰이나 멧돼지는 가능성이 있는 위험이지만
남자라고 안전할 건 없는 데다가 (2,3도 마찬가지)
확률이 극히 낮습니다.
2번, 부상이나 조난.
여럿이면 핸드폰이 안 터질 때 대피소에 연락을 취해주는 등,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동행이 있다고 해서 업고 내려와준다거나 그런 건 못 해 줍니다.
이 또한 남자라고 '덜 무서울' 건 없구요,
안전한 산행을 계획한다면 상당부분 해소가 가능한 위험이라고 생각됩니다.
지리산 주능선, 법정탐방로를, 입산통제 기간이 아닌 기간에 다닌다면
무수히 많은 이들과 스치게 되고, 이들은 대부분 기꺼이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제 경우도, 쉰다고 앉아있는데 지나가며 도와드릴까요, 하는 분도 계시더군요.
혼자 구조대를 불러야 한다면, 500m에 한 번씩 위치표지판이 나오기 때문에
119에 구조요청할 때 위치를 알려줄 수 있습니다.
예비로 호루라기 하나쯤은 배낭에 매달고 가면 좋겠지요.
3번, 도둑이나 강도...
지리산 꼭대기까지 올라와서 누가 그런 짓을...?
이라고 얼마 전까지는 생각했었습니다만
도둑이 있긴 있다더군요. 그래서 세석대피소엔 심지어 물품보관함까지 생겼습니다.
실수로 신을 바꿔신고 가는 경우도 있다네요.
하지만 이것도 여자가 더 위험한 건 아닌 듯합니다. 오히려 반대인 듯.
사실 저는 집 비운 사이에 집에 도둑 들지 않을까가 더 걱정이었다는..;;
4번, 성폭행범.
아마도 '여자 혼자'에 방점이 찍히는 건 이 4번이 아닐까 하는데, (아닌가요?)
이 또한 3과 비슷합니다. 지리산 꼭대기까지 올라와서 누가 그런 짓을...?
지리산 대피소는 대부분 여자방, 남자방을 분리해 주고,
성비가 매우 불균형해서 방을 통째로 분리하기 어려우면 층이라도 분리해 줍니다. (내부는 복층)
대피소에 가면 다들 힘들고 피곤해서 소등(대개 9시경)하기 전부터 코골고 자는 이들이 부지기수인 데다가
새벽엔 일어나자마자 짐싸기 바쁘고
여럿이 한 공간에서 자기 때문에 부스럭대는 것 자체가 상당히 눈치보이는 일이며
능선길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자기 몸 하나 건사하는 게 가장 중차대한 일입니다.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제 생각엔, 적어도 산 아래보다는 안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있나요?
...귀신?
산장 앞 벤치에 누워서 은하수를 바라보다 보면, 귀신은 생각도 안 납니다.
한편으론, 혼자냐는 사람들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산에서는 모두들 서로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굳이 혼자가 아니어도
스치는 이들과, 그들이 먹는 음식과, 그들의 장비와, 그들의 소요시간 등등이 다 궁금해집니다.
그 수많은 관심 중 하나일 뿐인 거지요.
이번 산행길에
혼자 종주하는 여자를
최소한 너댓명은 마주쳤습니다.
이젠 여자 혼자 하는 종주, 그닥 특별할 것도 없어 보입니다.
그러니 용기를 내세요.
필요한 정보는 널려 있습니다.
충분한 사전조사와 철저한 준비, 그거면 충분합니다.
도처에 위험이 널려 있는 산 아래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잖아요.
- 행여 오해하는 분 있을까 덧붙임 : 종주산행의 기간은 본인의 체력과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저는 이번엔 4박5일이었지만 2박3일로(3일째는 천왕봉 찍고 하산) 갔었던 경험이 있고, 1박2일로 다녀오신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 '여자 혼자 떠나는 지리산 종주'에 궁금한 사항은 질문 남기시면
경험 범위 내에서나마 열심히 답변 달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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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대단하시네요. 사진만으로도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저걸 실제로 본다면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일 것 같네요.
저도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리산 종주라...
저질 체력이라 등산엔 영 자신 없지만^^;
그래도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정말 멋집니다. 종종 지리산 사진 보러 올게요~^^
저는 최근 1년간 운동이라곤 숨쉬기 말곤 해본 적이 없습니다. (자랑이라고 -_-;; )
언젠간 꼭 한번 다녀오세요. ^^
언니 그런 거였군요-_-
전 4번이 젤 걸리던데.. 지리산처럼 큰 산은 아니어도,,
동네 자그만 산도 좀 무섭더라구요..
음? 그런..? 뭐..?
동네 자그만 산은...
시체 유기도 하니까....
큰 산보다 더 위험할 수도... 쿨럭..
산 위가 산 아래보다 더 안전하다는 건 아니고,
동네 뒷산은 범죄행위를 하기에 충분한 체력이 남아도니까.. 지리산은 작심하고 와야 하니 다르다는 거지.
나도 뒷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무섭다.
언니 완전 부러워요. 나도 남자친구랑 7월에 가려고하다가 20일동안 서원들어가야되서 일정을 다시짜야되는데 암튼 사진보니 올해 꼭 가야겠어요.ㅋ
근데 사실 언니 사진이 실물보다 더 좋은거 같아요 ㅋ
난 아무리 찍어도 저렇게 안나오고 실물이 훨씬 백배 나은데 하고 다른 친구들에게 자랑하는데 언니 사진은 실제 경치보다 한 10배 정도 더 멋지게 나온거 같아요 ^^ ㅋ 감탄 ~~
언니 예전에 혼자 지리산 가실땐 저한테 버너 빌려 가셨었는데;; 혹시 더 조그마한 걸로 장만 하신거에요?? 4박 5일이면 코스는 어떻게 짜신거에요? 완전 궁금 ㅋ궁금 투성이
참 방학때는 학교 나오시나요?
음.. 이번주부터 금욜마다 규장각에 갈일이 있는데;; ㅋㅋ
방학때 안나오시면 9월에라도 보아요 ^^ 전화드릴게요 ^^
보고 싶은 언니^^ (나도 느끼한 발언 좀 해봤어요 ㅋㅋ 질투나서 ㅋ)
이런 질투쟁이. 풉. >_<
난 학교는 안 나가지만 학교 안에서 살잖아 ㅋㅋ
밥먹자~ 시간 넉넉하면 집으로 놀러와도 되고.
버너와 코스 이야길 들려줄게.
앗 언니 기숙사 사는구나 !! 난 왜 감쪽같이 몰랐지?? ㅋㅋ
다음주금욜에 연락드릴께요ㅋ 갈때 ㅋㅋ점심먹어요 ㅋㅋ
집에 들르는건 9월이후로(빨리 구경하고 싶은데ㅋ)ㅋㅋ 자알 ~쓰면 8월 마지막주에 예비 발표 할듯해서요 아주 잘 써야 하지만요.. ㅠㅠ 아직 정해진건 없다는거..그래서 마음만 바쁘다는거.. ㅠㅠ
아무튼 더운 날씨에도 안녕 ^^ 으항 ~~
아, 홈 생기고 안 알려줬었구나 ㅋㅋ
더울 틈도 없는 여름이 되겠네.
아주 잘 써서 얼른 끝내길.
담 주에 봐. ^^
지리산 가보고 싶다고 말만 하고 있지
실제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늦기전에 떠나보고 싶게 만드는 글과 사진이었습니다..
다음에 도움 청하면 도와주실거죠? ㅋㅋ
7월 뜨거운 여름 시원하게 보내세요..^^
물론이지요.
잊어버리기 전에 열심히 메모해 두고 있을게요. : )
비밀댓글 입니다
ㅋㅋㅋㅋ
그때도 괜찮아.
그럼 목욜로 알고 있을게~
비밀댓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