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2009. 6. 12. 02:12

올 여름도 얌전히 못 넘기고
또 국립공원 사이트를 들락거리는 중입니다.
스트레스 속에 푹 담궈져 있는 요즘
제게 감사하게도 지리산을 기억나게 해 준 이는
삽질정부입니다.

환경부는 지난 달에 케이블카 거리 규정을 2km에서 5km로 완화하도록 한 법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천왕봉(제석봉), 노고단을 비롯해 지리산에만 네 개의 케이블카 예정 부지가
이 법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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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서울에서 멀고먼 땅 끝 지리산까지 가서
며칠씩 산 위를 헤매고 다니는 이유를
삽 든 자가 알겠냐마는
제발 저 능선을
철탑으로 더럽히지 말아 주세요.

산 위에 올라
겹겹이 펼쳐진 능선이 아닌
묵직한 케이블카가 움직이는 모양에 눈길을 빼앗기게 하지 말아 주세요.

구두 신고 쉽사리 올라와
풍경 한 번 조망하고 휭하니 내려가 버리는
돈으로 구매할 수 있어서 무가치하게 되어 버리는
그런 산으로 만들지 말아 주세요.

몸통보다 커다란 배낭을 지고 산길을 오르는 마음이
케이블카의 유혹 앞에서 사기 꺾여 버리게 하지 말아 주세요.

'녹색'이 무슨 뜻인지,
국어사전만 보지 말고
환경 공부 좀 해 주세요.
계산기만 튕기지 말고
먼 미래를 살펴 주세요.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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