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2010. 5. 7. 02:16
빽빽한 빌딩숲과 차도를 등지고

안국역에서 헌법재판소를 지나 조금만 올라가다보면

북촌한옥마을 입구가 나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관광안내소 앞에 모여 있고

한옥마을 지도가 한켠에 서 있고요,

도로 양쪽에 한옥마을로 들어가는 골목이 뻗어있지요.



길은 길지 않아요.

자박자박 걸어도 금새 끝에 다다르지만

가는 동안 어린시절의 풍경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옵니다.







그때 굴러다니던 개똥만은 없지만,

좁디좁은 골목에

시멘트로 마구 발라놓은 계단

초록색 페인트칠을 한 대문 혹은 쪽문

그 옆에 말라버린 화분

어린 동생이 마구 괴롭혔던 강아지





비록 오래 된 집은 몇 개 없어 보이지만


들어가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야트막한 한옥들

(중앙고쪽엔 들어가볼 수 있는 한옥들이 몇몇 개 있다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기가 지붕킥에 종종 중간컷으로 나오곤 했던 골목이예요.

사진찍은 포인트 뒤편 모퉁이가

정음,인나,광수,줄리엔, 그리고 교감선생님의 한옥. (정작 집은 셋트장이었겠지만요)







거꾸로 내려다보면 저 멀리 빌딩숲이 보입니다.

24시간 일하고 '월급이 올라서 60만원'을 받던 세경이

빚에 팔려 배타는 아빠랑 만나기로 한 남산타워도 슬쩍 서 있고요.



세경은 '꿈도 꾸지 못할' 남자들이

반들거리는 양복을 입고 출근하는 건물들의 공간.



그 곳을 내려다보며

북악산을 등지고

북촌은 있습니다.




기억해

주세요








이상
한옥마을에서 시작해서 지붕킥으로 끝나는

새벽의 횡설수설 포스팅이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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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