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2008. 6. 28. 21:31

화장수가 떨어져가는 와중에
피부에 맞는 화장품 고르기가 날이갈수록 어려워진다는 생각 더하기
이름도 어려운 화학약품들을 몸 속에 집어넣거나 바르는 것이 점점 더 싫어지는 경향이 겹쳐
한번 만들어보자고 작심, 무수한 검색을 거친 끝에
지쳐서 포기했다가
집에 있는 녀석을 잡기로 했습니다.

처음이라 솔루빌라이저니 비타민E니 뭐시기 팅쳐.. 라카는 등등의 재료들은
모니터의 글자일 뿐, 머리에 입력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무수한 재료들은 또 얼마나 '천연'인지도 살짝 의심스럽습니다.
구하기 어려운 재료들을 차분히 수집하고 있기엔 성질도 급하고...

그래서 집에 있는 재료+집 앞 슈퍼와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만 제작할 수 있는
로즈마리 화장수로 결정.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베란다에서 잘 크고 있는 로즈마리 줄기 톡 잘라서 물에 살짝 씻어두고 나갑니다.

약국에서 글리세린 한 병(500원 하네요),
슈퍼 가서 청주랑 잡화꿀 작은 거 한 병씩 사옵니다.

중간샷은 귀찮아서 안 찍은 관계로 생략..
두 종류를 만들기로 합니다.
청주로 하나, 생수로 하나.

얘네들은 사용기한이 길지 않고, 일단 실험을 해봐야겠기에 조금씩만 만들기로 합니다.
일단 씻어둔 로즈마리의 물기를 제거하고,
지금은 놀고 있는 요구르트제조기의 병 2개를 꺼내서 (높이 7, 지름 5cm 정도 되는군요)
끓는 물에 넣고 팔팔 끓여 물기를 말려줍니다. 있다가 재료를 섞을 숫가락도 같이 소독해 둡니다.
알콜 뿌려서 소독하라는데.. 끓여도 무방하지 않을까 맘대로 생각합니다.

1. 유리병 하나는 생수를 적당히 넣고 로즈마리를 몇 조각으로 잘라서 담가 우려냅니다.
저는 잘 우러나라고 생수 넣은 병을 전자렌지에 살짝 돌려 한번 끓인 후 로즈마리를 넣었습니다.
생로즈마리인데 생각보다 잘 우러나더군요.
몇 시간 지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면 글리세린과 꿀을 넣고 잘 섞어줍니다.
글리세린과 꿀은 전체의 10% 이내로 조정합니다. 저는 생수를 3cm 높이까지만 부었기 때문에
글리세린과 꿀을 각 티스푼으로 1스푼씩 넣었습니다.
냉장고에 넣고 다음날 로즈마리를 건져내고 사용하면 됩니다.

2. 다른 유리병에는 청주를 붓고, 로즈마리를 몇 조각으로 잘라 넣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30분 정도 중탕합니다.

글리세린과 꿀을 역시 전체의 10% 이내로 넣고 잘 섞어줍니다.
저는 청주를 4.5cm 정도 넣어서, 이번에는 글리세린 2, 꿀 1스푼(역시 티스푼) 넣었습니다.
대충 식으면 냉장고에 넣고 2주 숙성시킨 뒤 로즈마리 걸러내고 사용합니다.

알콜 들어간 화장수는 사용법이 다양하더군요. 소주 넣고 만드는 분도 있고,
중탕하고 바로 사용하거나 길게는 4주까지도 숙성시키는 분도 있더군요.

저는 아직 사용 전이라 뭐라 의견을 제시하긴 그렇습니다만,
자기 피부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게 직접 만드는 화장품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실패하면 다시 만들면 되지요 뭐. 재료비도 별로 안 들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냉장고에 있는 아이들

청주 로즈마리 화장수를 꺼낼 때가 다가오는데,
그 사이 쓰려고 만든 생수 로즈마리 화장수도 아직 많이 남아있네요.
지금 열흘째 쓰고 있는데, 아주 좋습니다.
어디서 난 스킨 썼다가 피부가 악건성이 되어서, 보습기능 강한 화장품 샘플 사서 쓰고 있었는데요,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촉촉하고 로즈마리 향기도 폴폴 납니다.
다음에 로션 떨어지면 로션도 만들어볼까 해요.
그 때는 어려운 이름들을 좀 머릿속에 입력해야 되겠군요. ㅎ

밀봉할 수 있는 유리병을 사용하시는 것이 숙성 및 소독에 편리+안전할 겁니다.
사용 전에는 꼭 팔 등에 미리 발라서 피부에 맞는지 확인 후 사용하세요.
예민피부인 분들은 글리세린이나 꿀을 전체의 5% 이내로 넣으시고, 차차 늘려가시랍니다.
상하지 않도록 솜에 덜어 사용하시고,
가급적 빨리 소비하시는 편이 좋으니, 조금만 만들어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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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