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간사이2011. 2. 8. 00:57
오사카, 나라, 교토 지역으로 갈 때는
간사이국제공항을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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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두 번째였지만,
지난 번에는 동행을 졸졸 따라다니며
지도를 들고 마구 길을 찾아내는 그에게 감탄하면서
신도림역보다 100배쯤 더 복잡한 일본의 전철 시스템에 대한 공포만 키워 온 터라
이번의 급작스런 여행의 출발 전에 가장 많은 검색을 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공항에서 숙소까지 무사히 + 저렴하게 가는 방법이었어요.
숙소는 무려 교토역에서도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더 들어가야만 하는 시조가와라마치입니다.
숙소까지만 가면 여행의 절반은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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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국제공항에서 교토로 가는 무수히 많은 방법 중
가장 많이 추천되는 방법은 바로
JR west rail pass를 구입해서
간사이공항역에서 하루카(はるか)특급을 타는 것입니다.





일본은 여행자를 위한 각종 패스들이 많습니다. 여행 전에 패스 공부하다가 머리가 셀 지경인데요,
JR west rail pass는 무수히 많은 전철 중에서 "JR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패스입니다.
하루카특급 편도 비용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패스를 구입해서 하루카를 타는 거지요.


여행목적으로 들어온 외국인에게 판매하는 것이라,
여권과 항공권을 보여주어야 하고, 1회만 구입할 수 있습니다.
2일권도 있지만 2일은 연속된 날짜여야 하기 때문에, 1박2일 여행이거나 이틀동안 JR선을 여러 번 이용할 것이 아니라면 1일권 1장 밖에는 사용할 수가 없지요.
구입하면 항공권에 표시하거든요.


패스 가격은 2000엔입니다.
13.5로 환율 적용하면 무려 27000원이니, 좀 일찍 도착했다면 이 패스를 가지고 JR선이 가는 다른 곳을 경유해도 좋겠지만,
저는 일몰 무렵에 도착해서, 곧바로 교토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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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공항역 승강장



간사이공항과 구름다리로 연결된 간사이공항역에 가면, 개찰구 옆에 JR 패스 판매소가 있어요.
이름과 여권번호를 적은 종이케이스에 표를 넣어 주는데, 뜯어내면 안 돼요.
개찰구의 역무원에게 보여주면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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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특급




시간이 되면 하루카가 옵니다.
무작정 타지 마세요. 입구 막아두고 청소하거든요.
청소가 끝나면 좌석이 순행방향으로 빙글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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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역까지 80분 가량 소요.
교토에서 시조가와라마치까지는 버스로 갑니다. 220엔.
그래서 간사이공항에서 시조가와라마치까지 2220엔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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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훌쩍 지나 이제 돌아갈 시간.
돌아갈 방도를 생각해봅니다.


교토역에서 공항까지 가는 리무진도 있는데, 2500엔(95분 소요)입니다.
물론 교토역까지는 또 버스를 타고 가야 하지요.(+220엔)

교토역까지 가서 다시 하루카특급을 타는 것이 빠르고 편리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미 JR패스를 써버려서 할인을 받을 수가 없어요.
원래 하루카특급은 2980엔. 교토역으로 가는 버스비를 합치면 3200엔. *13.5=43200원. ㅎㄷㄷ
일본의 살인적 교통비와 고환율의 조화가 부린 패악이라 하지 않을 수..;



그래서 100엔이라도 줄일 방법을 찾다가,
출발 전 지식인에서 스쳤던 모호한 답변, '제일 싼 건 전철 갈아타기'라는 방법을 시도해 보기로 합니다.
마침 숙소 근처 지하철역(가와라마치역)이 한큐 라인이라, 우메다역까지는 바로 가거든요.

실은 환전해둔 돈도 거의 떨어져서,
3200엔을 들여 하루카특급을 탈 수도 없었어요.





"교토에서 전철갈아타고 간사이공항 가기"는
전철을 2번 갈아타고, 표는 3번 사야 합니다.
일본의 전철은 우리처럼 환승 개념이 아니라, 그냥 다른 전철을 타는 겁니다.
그래서 노선도도 더 복잡하고,
역이름 앞에 붙는 전철회사 이름이 다르면 이마안큼 멀리 있을 수도 있어요.
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 시스템입니다만,
뭐 그렇습니다. 그래서 표는 세 번 다 따로 삽니다.
(뭔가 정산 시스템이 있는 것도 같은데, 모르겠습니다. 숙소 스탭이 세 번 사야 된다고 알려줘서.)





출발점인 가와라마치는 한큐선입니다.
승차권 자판기 위의 노선도에서 가격을 확인하고, 버벅버벅하다 옆에 있는 바쁜 일본인 붙잡고 표를 사고
한큐선을 타고 가와라마치역에서 한큐 우메다역까지 갑니다. 390엔.

일본 전철은 일반 말고 급행도 있고 특급도 있습니다.
알고보면 단순하지만, 그 '알고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루카 특급처럼 추가요금을 받는 특급도 있거든요.
특히나 처음에는 한자와 히라가나와 전철회사들의 물결 속에서 울렁거립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한큐선은 특급으로 타세요. 빠르고, 추가요금 없습니다.
특급은 우메다까지 45분 정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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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밖으로 꿈같은 여행의 흔적이 스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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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큐 우메다역입니다. 표를 내고 미도쓰지 우메다역으로 우두두두 캐리어를 끌고 갑니다. 또 자판기 앞에 섭니다. 또 당황하는 일본인에게 폐 끼치며 표 삽니다. 난바 가는 전철 탑니다. 몇 정거장 되지 않습니다.
그러고보니 며칠 새 처음으로 전철에서 서서 가는군요. 역시 번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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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요금 23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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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쓰지 난바역에서 난카이 난바역으로 이동.

좀 걸어야 하긴 하지만, 역간 이동은 캐리어를 끌고 다니기에 불편함은 없습니다. 우메다역, 난바역 모두 실내에서만 이동합니다.
전철역에는 한글 표지판도 종종 있고, 행여 없더라도 영문 표기가 잘 되어 있습니다.
히라가나를 못 읽어도 영어 표지판으로 찾아갈 수 있어요.


난카이 난바역으로 가면 라피도 시간표가 보이고, 라피도 승차권을 판매하는 전용판매소가 있습니다.
10분 뒤에 출발하는군요.
1390엔.

저는 시간이 부족해서 라피도를 탔지만, 좀더 느린 전철도 있습니다. 89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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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승차권을 보시면 좌석번호 옆에 베타라고 씌여 있는데요,
알파와 베타가 있습니다. 알파가 몇 정거장 덜 서기 때문에 조금 빠른데, 몇 분 차이나지 않습니다.
그냥 빨리 오는 편을 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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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피도는 반짝반짝.
자판기도 있고 화장실도 있어요.
이제 공항까지 직행입니다.
소요시간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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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가와라마치역(한큐선) -> 한큐 우메다역/미도쓰지 우메다역 -> 미도쓰지 난바역/난카이 난바역 -> 간사이공항역
총 금액은 390+230+1390=2010엔 되겠습니다.
난바역에서 일반 전철을 타면(890엔) 총액 1510엔.
역간 이동시간과 라피도를 기다리는 10분을 합쳐서 2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여행을 계획하시나요?
공항에서 숙소까지 2-30분 더 걸려도 무방하신가요?
이국의 전철에서 사람 구경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가요?
난바나 우메다를 들러서 교토로 가시나요?
교토역 주변이 아닌, 교토의 번화가 가와라마치에 숙소를 정하셨나요?


갈아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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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