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말해보라면 특별할 것도 없는데 괜시리 마음이 끌리는,
사는 일이 부산하고 힘에 부칠 때 들어가 숨어버릴 수 있을 듯한,
그래서 왠지 오래 두고 그 주변을 맴돌 것 같은 곳이 있다면,
제게는 부여가 그런 곳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https://t1.daumcdn.net/tistoryfile/fs8/18_20_12_8_blog130417_attach_0_35.jpg?original)
부소산성에서 내려다본 부여
고향이란 개념은 커녕 한 군데 오래 살면 도리어 불안해지는 저에게 이곳은,
나중에 나이가 들어 '돌아가고' 싶은 곳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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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암에서 바라본 백마강
다이어리를 뒤져보니, 처음 이곳을 갔던 당시 상황이 조금은 설명해 주더군요.
첫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나온 직후였더라구요.
다이어리에는 예약 날짜와 여행 준비물만 적혀 있고
다른 기록은 전혀 없지만, 어렴풋이 그 여행이 기억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https://t1.daumcdn.net/tistoryfile/fs7/18_20_12_8_blog130417_attach_0_22.jpg?original)
낙화암 선착장
오랜 시간 힘겨워하고, 오랜 시간 고민하고
그리고 제발로 회사를 걸어나온 다음
유스호스텔에 등록하고 짐을 챙겨
부여, 속리산, 경주, 이렇게 세 곳을 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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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암 옆, 고란사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휑한 도미토리에 짐을 풀고
커다란 공동 취사장에서 라면을 끓였더랬지요.
동네 빵집에서 바게뜨도 사 먹고, 긴팔 옷이 없어서 시장에서 삼천 원 짜리 셔츠도 한 장 샀었구요,
너무나 작고 야트막한 동네여서 산을 올라갔다 와도 한나절이 다 지나지 않았었지요.
그리고 시간이 멈춘 듯했던 그 강변.
![사용자 삽입 이미지](https://t1.daumcdn.net/tistoryfile/fs9/18_20_12_8_blog130417_attach_0_37.jpg?original)
구드래공원 나루터. 낙화암에서 배를 타면 이곳에 내려줍니다. 3500원.
다음에 일주일 정도 와 있어야지, 하는데요,
그 때도 그런 생각을 했었겠지요.
하지만 이번 여행은 고작 네 시간.
이번이 세 번째, 혹은 네 번째의 방문이었습니다.
다음 번에는 일주일쯤, 머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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