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2005. 6. 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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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르면 레몬 냄새가 난다.
향기가 좋아서 산 허브인데
지난 번 살던 집에서도, 지금 집에서도 잘 자라지 않고
쉽게 죽어버리더니
근래들어 새로운 잎이 나면서
부활하고 있다.
한동안 흰가루이라는 끔찍한 벌레들이 생겨서
욕실로 격리되어 에프킬라를 뒤집어쓰기도 했던 기구한 녀석이다.

빛 안 들고 습한 욕실에 한동안 방치해서인지
엊그제는 버섯이 쑤욱 올라와 있길래
없어지라고 햇볕 잘 드는 창 앞에 내어놓았더니
없어지기는 커녕, 저녁에 집에 돌아왔을 때는
조금 과장해서 주먹만하게 자라 있었다.
자연에 존재할 수 있을까 싶은 색상.. 노란 형광색 버섯...흑..
전생에 독버섯을 먹고 죽은 모양인지,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두드러기가 날 것 같아서
블라인드 뒤로 밀어 놓았다.
계속 빛 받으면 쪼그라들어 죽겠지.. 아... 닭이 될 것 같다..

얼마 전에는 유기농 쌈채소를 사다가 먹었는데..
유기농 채소들은 단지 작고 벌레먹은 자국이 많고 지저분할 뿐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채소 먹은 벌레들도 잔뜩 붙어있었다..

사실 인간에게 해로운 것으로 치자면,

길거리에 꽉 찬 매연이나,
방안에 꽉 차 있을 포름알데히드나,
깔끔해보이는 음식에 들어있을 각종 합성물질들의 해로움이란

화분에 자라난 버섯이나
풀에 붙어 있는 벌레들에 비할 바가 아닐 텐데,

도시인들은 본능을 잃어버린 것인지.
가축이나 동물원의 동물들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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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