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2005. 7. 24. 22:06
대피소 도착.
어제 날짜로 예약을 한 터라
예약자 입실이 모두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한다.
구름이 가득할 때는 카메라 초점이 맞지 않아서
구름이 걷힐 때를 기다려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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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에 가면 컵라면을 먹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매점을 한참 들여다봐도 그런 것은 팔지 않는다.

"뭔가 식사 대신할 만한 게 없을까요?" 하니,
"글쎄요, 그런 게 뭐가 있을까요" 한다.

초코파이는 한 상자씩 판다.
삼식이처럼 한 상자를 사서
가방 속에 쑤셔넣자니
가방은 더이상 뭘 넣을 공간이 없고
그렇다고 보이는 사람마다 하나씩 나눠줄 수도 없고
몇 개만 가져가고 남는 것은 대피소 앞에 펼쳐놓고 "가져가세요" 적어 놓을까 싶기도 한데, 핀잔을 들을 것 같고.. 난감하기 짝이 없다.

결국
초코바 두 개(하필 아까 먹었던 것과 상표까지 똑같다), 초코씨리얼 한 개, 버터링 쿠키 한 개, 원두커피 한 잔을 샀더니
"많이 드시네요" 한다.
"초코바로 이틀 살아보죠"하곤
대피소 앞 벤치에서 한 개씩 먹었다.

산에서 먹는 초코바가 맛있다고 누가 그랬던가.
초코바도 많이 먹으면 배부를 줄 알았는데
내일 아침까지 이것만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달아서 배부를 만큼 먹을 수가 없다.

취사장 앞에서 컵라면을 꺼내는 이들이 제일 부럽다.
남아도는 초코바라도 들고 가서 "바꾸실래요? 히--"하고 싶은데
머릿속으로만 열번쯤 하고 말았다. 가끔씩 용감해지기도 하건만, 이번 여행은 처음부터 소심함이 컨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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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 대피소에서
미예약자 입실 기다리다가
가방은 그냥 대피소 앞 벤치에 두고
노고단 고개쪽으로 올라가 보기로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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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으로 오르다보면
중간에 "섬진강 보이는 곳"이라고
나무로 전망대를 만들어 놓은 장소가 있다.

해는 났는데
섬진강은 커녕 저 너머 봉우리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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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일몰이 가까워오면서
구름이 슬슬 걷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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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기 시작하는 지리산 봉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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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봉우리를 타고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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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섬진강 비슷한 것이 보이는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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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해는 구름 너머로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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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