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2012. 1. 4. 02:06

카파도키아에서 그린투어를 하게 되면 세 번째로 가는 코스가 여기,
으흘라라(Ihlara) 계곡길 트레킹입니다.
오전의 마지막 코스여서, 이 길 끝에서 점심을 먹는데요,

트레킹이라고 해서 뭐 어렵고 긴 길은 아니고,
눈부시게 맑은 물가를 따라 4km 남짓 자박자박 걷습니다.
나름 평탄하지만 그래도 운동화는 신어 주는 것이 좋겠다 싶은 정도의 길이에요.


멋낼 나이였던 걸까요. 추운 날 얇게 입고 나와서 계속 파랗게 질려 있던 가이드 스왓.
터키식 영어를 하는(것 같은)데, 잘 못 알아듣겠습니다. ㅋㅋ
그래도 옆 팀 가이드보다는 조금 나았던 것도 같고.

전체 구간은 꽤 긴데, 우린 가운데 구간만 갑니다. 
천천히 걷고, 중간에 쉬는 시간을 포함해서,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함께 했던 투어팀은 대체로 얌전들해서,
가이드가 다 설명하고 질문하라고 하면 아무 질문도 하지 않아 
추위에 떨고 있는 그를 기쁘게 했는데요,

투어 전체를 통틀어 투어팀의 가장 적극적인 반응을 일으켰던 장면이 바로 요 위 사진입니다.
안내판 위에 삐죽 솟은 나무,
저 나무가 바로 피스타치오 나무랍니다.
노출이 안 맞아서 하얗게 날아가버렸지만, 저기 달린 것들이 피스타치오인 게지요. 



잠시 옆으로 새자면, 터키는 견과류가 아주 풍성한 나라라고 해요.
각종 향신료를 파는 상점이 있는 것처럼, 볶은 견과류를 여러 종류 쌓아놓고
kg 단위로 파는 상점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굵은 소금이 덕지덕지 붙어있어서 어떤 건 아주 짠데, 
그래도 여행 초반에 500g을 사서 들고 다니면서 간식으로 잘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땅콩, 헤이즐넛, 호두, 호박씨, 피스타치오가 섞여 있는 거였는데,
무심코 피스타치오를 껍찔째 입에 넣었다가 이빨이 부러질 뻔한 적이 여러 번이라지요.
호박씨는 까다 지쳐서, 결국 나중에 집에 와서 가위로 까먹었답니다.



다시 으흘라라계곡으로 돌아오면






계곡은 이렇게, 쭉쭉 쪼개진 바위들이 양쪽에 늘어서 있어요.
마치 번개 맞고 쫙 갈라진 양.














하늘은 파랗고






한참 걷다가 계곡 한가운데 돌탑을 발견하고 깜짝 놀랍니다.
이건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었던 것인가?
갑자기 북한산 자락처럼 친근감이 듭니다.





중간쯤 가면 휴게소가 하나 있는데,
새하얗고 통통하고 거대한 오리들이 반깁니다.







 




휴게소 옆엔 양도 한 마리.
터키 고양이는 개냥이
터키 양은 개양이
혹시 버리고 갈 세라 발에 채일 만큼 졸졸졸 붙어 다니더군요. 사람이 돌면 양도 유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가장 아름다웠던 
하얀 나무 군락입니다.





그야말로 쭉쭉 뻗은 나무들.





자작나무일까요? 아님 다른 이름이 있을까요?
한참을 홀려 올려다봅니다.

 






출구에 가까워오자, 여기에도 어김없이 동굴집(어쩌면 교회?)이 있습니다.















Posted by [A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