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순간
극장에 불이 켜지고 출구 문이 확 열리고
관객들이 우우 나가는 분위기가 너무 싫은 나는
별 것 아닌 일을 갑자기 별 일로 만들어 버리는 네티즌들이
"자막 끝나고 END 나오는 순간까지 불 안 켜고 문 안여는 극장 만들기 캠페인" 같은 거라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늘상 했었는데,
씨네큐브는 정말 그랬다.
그 긴긴 자막이 모두 올라가고 마지막에 영화제목이 화면 중앙에 고정되고, 두 곡이나 하는 마지막 음악이 모두 끝나는 그 순간까지
불도 켜지 않았고, 문을 열지도 않았다.
관객들 역시, 단 한 사람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 영화의 마지막 두 곡이
영화의 여운을 남겨주기로 유명한 곡이라고 하더라도
극장에서 문열고 나가라고 하면 다들 일어났을 터.
히든 필름이 돌아가더라도 나가는 관객들 아닌가.
그래서 백만년 만에 모든 자막과 모든 음악을 다 보고 듣고
여운을 찬찬히 음미하고 나서야 극장을 나왔다.
이제 씨네큐브만 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