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2010. 1. 21. 22:32


"정부 방침에 따라 고향을 떠난 이 마을 인디오들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벌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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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말미오름





정부의 인디오 이주 정책이란,

자원을 품은 그들의 땅을 빼앗으면서,
새로 이주해 간 지역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꿩먹고 알먹고 식의 수단인 것이다.


각성 효과가 있는 코카잎을,
그것도 한 웅큼 물어야만 견뎌낼 수 있는 중노동.

밀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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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알오름.





수백년 된 나무들, 최고급 목재로 꼽히는 마호가니가 자라는 숲은 더욱 처참하다.
돈 되는 나무는 베어내고 남은 잡목에 불을 질러 화전을 만든다.


숲이 사라진 곳의 또다른 풍경은 땅마저 파헤쳐지는 것이다.


아마존의 강가에는 안데스 산맥에서 깎여져,
수천년동안 강물에 실려 내려온 사금이 묻혀 있다.

금방석 위에 살면서도 그 사실을 몰랐던,
아니, 알 필요도 없었던 인디오들은
새삼 황금 사냥의 노예가 되어, 자신들을 키워준 숲과 강을 파헤치는 데 동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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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광치기 해변.




1980년 아마존에서 사라진 숲은 약 3%.
그러나 2005년에 다시 조사했을 때는 20%의 살점이 떨어져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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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




몇 달 후 야루보족을 다시 찾은 취재팀은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로사와 까샤가 동생과 딸들을 데리고 마을을 떠났다는 이야기다.


바구니 하나 짜는 데 며칠 걸린다.
몇 개 팔아야 장화 하나 사면 그만이고.
여기는 가시가 많아서 장화가 꼭 필요하지만 하나도 없다.
나는 괜찮은데 애들은 도시에 있는 물건들을 갖고 싶어한다.
깊은 숲으로 다시 돌아가든지 도시에 나가 식모라도 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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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5코스 해변.





바구니 팔아서 설탕, 소금, 그리고 빨래하는 비누도 샀다.
도시에 나오려면 옷이 필요하니까.
이젠 아이들이 생리대까지 사달라고 한다.
돈은 없는데 점점 도시에 자주 나오게 된다.


아마존은 그대로인데
야루보족에게는 자꾸 뭔가 부족하고, 불편한 것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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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다랑쉬오름.




야루보족의 삶은 평등하다.

능력껏 일하고, 어리고 약한 이들의 몫까지 더 많이 일한다.

이것이 가혹하기 이전에 따뜻한,
아마존 인디오들의 법칙이다.



- 아마조네스, 야루보의 운명(KBS 수요기획)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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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