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2009. 9. 12. 01:51

뉴트롤즈 어쿠스틱 공연..
좋은 자리가 꽤 늦게까지 남아있었는데,
망설이다 예매 마감시간을 놓쳐서 무작정 공연장으로 갔다.
공연시간 40분 전, 2층 자리를 구했다.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은 그리 큰 공간이 아니어서
2층인데도 무대와 많이 멀지 않았다.
음향은 좀 별로인 듯. 초반 두어 곡은 귀가 아팠다.

공연이 시작되고 나서는 사진 촬영을 할 수 없어서, 입장하자 마자 후딱 찍고 카메라는 가방 속으로.


Vittorio De Scalzi는 저기 기타 세 개가 나란히 놓인 자리와 피아노를 오가며 연주하고 노래한다.
처음 그가 플룻을 들었을 때는 그저 플룻이 섞여도 곱구나, 하고 말았는데
Dance with the Rain에서의 본격적인 플룻 연주는 정말이지 아름다웠다.
빗방울이 툭툭 떨어지는 듯한 기타연주의 배경 위에서
그의 플룻은 기차가 되었다가,
빗속을 날아다니며 춤추는 새들이 되었다.

Dance with the Rain이 끝난 뒤 사람들은, 아직 마지막 곡이 한 곡 더 남아 있었는데도
마치 공연이 끝난 것처럼 길게 박수를 쳤다.



이 곡은 2007년도에 나온,
Concerto Grosso 시리즈의 3탄 The Seven Seasons에 들어있다.
이로써 소장하고 있던 콘체르토 시리즈 두 장과 최근 음반까지 이 시리즈의 세 음반을 모두 들어보게 된 셈.

Concerto Grosso per.1


The Seven Seasons는 공연장에서도 판매하고 있었다.
기념 티셔츠, 기념 가방과 함께.

얼마 전에 오디오도 고장나고 데탑은 누구 줘버리고, 노트북에조차 CD롬이 없어서
CD를 돌릴 수가 없어 들었다 그냥 놔버렸는데,
살 걸 그랬나, 후회가 된다.



마지막 곡이 끝난 뒤에는 다들 기립.
솔직히 마지막 곡이 끝나고 치는 박수는
멋지다, 잘한다는 것 이외에도 '앵콜 요청'이라는 점에서 좀 길어지면 어색하기 마련이었는데,

나는 오늘만큼은 진심이었다. 그가 스스로 말하듯
"나이 때문에 힘이 들어서"
앵콜곡을 불러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저 그의 연주와 노래에 기꺼이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앵콜곡은 바로 이것.

고마워요, 그대.


온통 흰 머리칼로 인하여 그는 더욱 매력적인 자태였다.
악보를 뒤적이다가,
I lost. It's true. I'm old.
하는데,
그냥 그런 그가 고마웠다. 여전히 연주를 해 주어서.

우리나라에도 저런 사람이 나타나기를.
지금은 젊은 음악가들도 나이가 들어, 저렇게 빛나는 모습으로 남아주기를.




우울해서 땅으로 꺼질 것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Testament of Time도 마음에 꽂혔다.
역시 같은 음반.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라, 다시.  (10) 2011.08.16
뚝딱 쿠키  (18) 2011.06.20
his voice (2)  (0) 2008.12.19
his voice (1)  (4) 2008.12.17
[단편영화]폴라로이드 작동법  (11) 2008.05.04
Posted by [A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