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간사이2008. 4. 3. 02:09

일본의 풍경 중 꽤나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자전거였습니다.
인도로, 차도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
인도에, 차도에, 사람 많은 길거리 어디에나 무수하게 겹겹이 세워져 있는 자전거들..
그 풍경이 제게는 생소해서 자꾸 카메라를 들이대게 되었었는데요,
막상 포스팅하려니 넘 구태의연한가 싶어 오랫동안 미뤄 두었다가
얼마 전 '가슴뛰는 삶'님의 포스팅을 보고 자전거 사진들을 모아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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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단풍이 한창인 간사이 거리.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세 명 정도가 어깨를 나란히 붙이고 걸어갈 만한 인도에
무수하게 많은 자전거들이 주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입간판과 좌판들이 인도를 좁힌다면,
일본에서 인도를 좁히는 주인공은 단연 자전거가 1위일 듯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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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륜금지" 앞에 늘어선 자전거들

자동차와 자전거가 나란히 주차되어 있고, 차도를 거슬러 자전거를 타는 이도 보이네요.
인도뿐 아니라 차도도 점령하고 있는 자전거들.
그래서인가, 자전거 주'륜'금지 경고가 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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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포커싱되어 잘 보이지는 않지만 시장통입니다.
양쪽은 상가들이고, 그 한 가운데는 자전거가 점령하고 있습니다.
가운데 반짝이는 것들이 끝없이 세워진 자전거들이지요.
이렇게나 많은 자전거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는 것도 진풍경이었지만 (대체 어떻게 찾지?)
잠금장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신기했습니다.
싸고 낡은 것들에서 비싸고 반짝빤짝 윤나는 신품까지 다양했거든요.
앙증맞은 접이식 자전거까지도 그냥 '방치'되어 있더군요.
워낙 많아서 아무도 자전거따위는 훔쳐가지 않는 걸까요?
아니면 우리나라에서 쓰는 쇠줄 잠금장치 말고 제가 보지 못한 새로운 잠금장치가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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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시간, 지하철역 부근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많은 이들이 자전거로 출근을 하는데, 사람 많은 출근시간, 저 좁은 인도에서
다들 속도를 능숙하게 조절하고 사람들을 요리조리 잘 피하면서 지나가더군요.
물론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신기할 일도 아닙니다만,
인도에서 (그것도 저렇게 좁은 인도에서) 벨을 울리지 않고 다니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본에 머물던 나흘 동안 자전거 벨소리는 딱 한 번 들어봤습니다.
가급적 벨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습관인 것 같더군요.

한국에서는 소위 '생활자전거'라 불리는(폄하되는), 가운데 봉이 없어 편하게 탈 수 있는 모델들이 눈에 많이 띄었고,
전반적으로 의상도 가지각색이었습니다.
특히 치마 입고 자전거 타는 이들도 많더군요. 아무도 신경 안 씁니다.
우리나라에선 다들 미쳤다 하겠지요. 본인이 자세히 안 쳐다보면 그만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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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방치 금지 구역도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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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난바역 앞인 것 같습니다. 여기도 좁은 인도의 절반가량을 자전거가 점령하고 있네요.
제 맘대로의 감상으로는, 일본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전거를 타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 같습니다.
일본 (만화)영화에서도 어린 학생들이 급한 일이 있을 때 자전거 페달을 마구 밟는 장면이 자주 나오지요.
자전거가 많은 것은 일본의 높은 교통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굳이 교통비나 치솟는 기름값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자전거는 썩 좋은 물건임에는 틀림없는 듯합니다.

안장만 사라졌던, 몇 시간 동안 사라졌다 다음날이 되면 돌아오곤 했던, 통째로 사라져 이게 꿈인가 의심하게 했던
제 자전거들이 그립습니다.
그 날들에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느꼈던,
집 주변의 공원과 자전거 도로도 그리워지는 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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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