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2011. 12. 6. 15:30

비행기로 이동한 날을 빼면, 터키에 머물렀던 기간은 딱 7일입니다.
7일은 제겐 긴 여행이었지만, 터키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짧은 기간이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동하는 루트를 짠 덕에
터키의 거의 모든 교통수단을 맛보게 됩니다.
국내선 비행기, 야간버스, 고속버스, 시내버스, 돌무쉬(마을버스...랄까요. 대개 하얀 승합차입니다), 택시, 기차, 메트로, 트램, 페리, 심지어는 경찰차까지.

그 중 제일 특이한 이름은 돌무쉬이지만
역시나 신기한 건 도로 위를 달리는 전철, 트램(tramvay)입니다.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이스탄불 구시가로 들어갈 때 대개 트램을 이용하게 되는데요,

공항에서 공항버스나 전철(메트로)을 타고 악사라이(메트로는 종점이에요)에서 내려 트램으로 갈아탄 뒤 술탄아흐멧역에 내리면

아, 내가 이슬람 문화권에 왔구나, 느끼게 됩니다.
블루모스크랑 아야소피아가 코앞이거든요.



악사라이역을 나오면 고맙게도 tramvay 표지판이 눈에 띕니다.
요 아래 사진은 다른 곳에서 찍은 것이고, 악사라이역의 표지판은 좀 다르게 생겼는데,

화살표를 따라 표지판 몇 개를 지나다 보면
어느 순간 표지판은 사라지고
국제미아가 됩니다.




주변을 한 바퀴쯤 돌면서 툴툴거리다가,
날도 춥고 underground라는 단어를 본 기억도 나서,
저 앞의 지하도로 들어가면
다시 tramvay 표지판이! ^0^

지상으로 나와 버스 정류장을 지나 육교로 올라가면
요렇게,


'술탄아흐멧'이 보이시나요?

사실 여기는 트램 역으로는 악사라이역 한 정거장 전인 유수프파샤역입니다.
정면에 이름이 보이는군요.(아래 사진) istasyonu가 '역'이라는 뜻.
메트로 악사라이역에서는 트램 노선 중 유수프파샤역이 가장 가까워요.
..실은 몰랐어요. 사진 보고 알았어요. 그냥 표지판 따라 가시다가 헤매면 나와요.

 



트램도 지하철처럼 생긴 개찰구를 통과하는데,
제톤이나 악빌을 사용합니다.
제톤은 사진 왼쪽의 자동판매기에서 사면 됩니다. 2011년 11월 현재 2TL.
버튼이 두 개가 있는데, 처음엔 좀 헤맬 수 있지만, 자세한 사용법은 알려드리지 않겠어요.ㅎㅎ
한 번 해보시면 걍 알게 됩니다. 예습해봐야 머리만 아파요.
여튼 지폐 먹은 자판기는 거스름돈으로 동전을 와르르 토해놓고.


 
메트로나 페리도 제톤으로 탈 수 있으니,
악빌(충전용) 같은 것을 이용할 생각이 아니시라면 한꺼번에 여러 개를 구입해 두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악빌을 사서 충전해서 써볼까도 싶었지만, 메트로 아타튀르크공항역에서는 팔지 않았어요.

참, 제톤 자판기에는 리라만 들어갑니다.

유럽이니깐 유로도 받는 거 아냐? 게다가 공항인데,
라며,
공항환전은 비쌀 테니 일단 이동해서 환전소를 찾을 마음에
공항에서 한 푼도 환전 안 하고 유로만 들고 아타튀르크공항역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공항으로 돌아와서 10유로 환전한 기억이 나는군요.

메트로에서 공항은 한참 걸어가야 하지만, 아타튀르크 공항은 입구에서부터 검색을 하는 통에
배낭 벗고 외투 벗고 아주 번거로웠다지요.
게다가 여행 때마다 챙기는 주머니칼이 자꾸 걸려서. 아놔.

칼 들고 어디가니? 뱅크 간다고. 비행기 안 탄다고. ㅠ


그러고 역으로 돌아왔더니,
옆에 ATM기가 무수히 많더라는. 아하하하.

 




제톤은 요렇게, 플라스틱 토큰의 형태예요.

꼭 게임용 칩처럼 생겼지요.

 

 

 

 

 

제톤을 쏙 밀어넣고 지하철 처럼 생긴 트램을 탑니다.
길 한가운데로 가는 트램은 우리에겐 여전히 신기해요.
버스보다는 지하철과 비슷한 느낌이라서, 가까이 갔다가는 대형 사고가 날 것만 같은데,
나중에 보니 트램 길로 자동차도 막 다니고 무단횡단도 막 하고;;;; (나중엔 따라 건너고)


악사라이에서 술탄아흐멧은 4정거장입니다.
신시가로 넘어갈 때도 트램을 이용하면 편해요. 자주 오고, 교통체증도 없고, 지나칠 염려도 없고요.


 

 

갈라타교를 건너자마자 카라쿄이역에서 내리면 이스탄불의 야경을 덜덜 떨면서 볼 수 있는 갈라타탑이 가깝고,
트램의 종점 카바타쉬역은 경탄의 셀람륵이 있는 돌마바흐체 궁전과 지척입니다.


트램이나 메트로를 타면, 아니구나, 사실 공항 빼고는 대개의 장소에서 그렇지만,
만원인 트램에선 더더욱
터키남성들의 눈길 세례를 받으실 텐데요,
시장이나 상가주변에서는 그 눈길을 받았다간 뭐라도 하나 사야 할지 모르니~
해치지 않는 교통수단에서 함께 바라봐 주어요~ ㅎ
Posted by [A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