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2008. 6. 5. 02:18
이 글은 DSLR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 글입니다.
DSLR을 갖고 계신 분들 중 웨딩 스냅 (서브) 촬영 부탁을 받아보신 분이 많을 듯합니다.

하지만 큰 카메라가 좋은 사진을 만들어주는 게 아닌 데다가,
카메라 소유여부가 실력을 말해주는 것은 더더욱 아니고,
웨딩은 평소와는 상당히 다른 환경에서 촬영해야 하고, (늘 그렇듯이) 장비도 딸리고,
망설이는 순간 휙 지나가버리는 행사인지라 부담이 크지요.

이 글을 쓰는 저도 친구 웨딩 촬영을 부탁받고 행여 실수할까 노심초사,
여기저기 '국민셋팅'을 찾느라 웹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쉽지 않더군요.. "스트로보 없으면 차라리 찍지 마세요"에 수없이 좌절하며
안 찍는다고 할까 고민도 심각하게 했습니다.;;

저는 이번 웨딩 촬영과 함께 DSLR 3000컷을 가까스로 넘긴 초보이고,
NIKON D80에 50mm 1.8렌즈 하나 물리고 렌즈 후드도, 외장 스트로보도 없이 촬영했습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으로 스냅 촬영에 나선 분들을 위해 짧은 경험을 나눠봅니다.
장비와 내공 넉넉한 분들은 읽을 필요가 전~혀 없으실 겁니다.



1. 웨딩 촬영은 결혼식이 있는 날 하루 '종일'의 촬영을 말합니다.

즉, 메이크업샵에서부터 신혼여행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촬영은 계속됩니다.
솔직히, DSLR 유저들에게 웨딩 촬영은 하나의 '출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딸리는 장비에도 불구하고 덥썩 촬영을 수락하고 나중에 후회하죠.
언제 그런 조명 아래서 식장을 활보하며 사진을 찍어보겠어요? ㅋ
그러니 이왕이면 사진 전체가 '이야기'가 되는 게 좋겠죠.
사진을 받아볼 신랑신부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본식 사진은 메인 촬영기사가 번듯하게 찍어주는 데다가,
대개는 비슷비슷해서 별로 재미가 없지요.


2. 더불어 다른 사진과 다른 컷을 구상하시길 바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초상권관계로 얼굴엔 부케를..^^;



당일날 각종 카메라는 3-4대 이상일 겁니다.
메인 사진, 메인 비디오가 한 명씩 있고,
스냅도 신부측, 신랑측 각각 한 명씩은 있게 마련이고 때로는 서브 비디오를 찍어주는 친구도 있지요.
이렇게 여러 명이 동일한 컷을 담는다면 '내 사진'의 의미는 반감될 것입니다.

메인 카메라를 방해해서도 안 되지만, 메인 기사 뒤에 붙어서 똑같은 컷을 담을 필요도 없습니다.
웨딩의 모든 순간, 하지만 앨범에는 들어가지 않는 순간들을 담아 주세요.

신랑신부 화장 전과 후를 비롯해
드레스 입는, 화장하는 모습,
함께 화장하는 부모님이나 형제자매,
그 과정에서의 다양한 표정들,
신부가 제대로 보지 못하는 뒷머리 모양이나, 부케, 드레스와 베일의 레이스 장식까지도 잡아보세요.
방명록에 글을 쓰는 모습, 축가를 연습하는 친구들, 식장 밖에 전시된 신랑신부의 사진을 구경하는 사람들, 오랫만에 만난 친지들을 맞는 부모님, 신랑신부는 구경도 못 해볼 피로연 음식들과 마지막 웨딩카의 뒷모습까지..
그렇게 서브 촬영은 본식 이외의 순간들에 더 집중해주는 편이 나은 듯합니다.


3. 카메라 셋팅은 그 다음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ISO 320, F/5, 1/40s, 3700K, 노출보정 +4.0



좀 황당할 수도 있는 주문입니다만,
현실을 직시합시다. 우리는 장비가 딸립니다.
즉, 후보정으로 때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RAW파일로 찍으세요.
특히 스트로보를 사용할 수 없다면 가급적 RAW로 촬영하고
후보정에서 밝기를 올려 주어야 합니다.
검색해보시면 RAW파일을 읽고 수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포토샵 cs3으로 수정했습니다.)
용량이 좀 부담스럽긴 합니다만,
2GB 메모리로 180여장 촬영했는데도 메모리가 남더군요.
하루 촬영이니,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오른쪽 사진은 흔한 '망친 웨딩 사진'입니다.
하지만 검색으로 결론내릴 수 있는 '국민셋팅'에
나름 근접한 사진이기도 합니다.
"감도를 올리고, 셔터속도를 느리게 하고, 조리개는 조금 조여서 선명하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진이 나오기 때문에,
 "스트로보 없으면 차라리 찍지 마세요"라고들 하나봅니다.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스트로보가 없다면, 포기하는 대신, RAW파일 다루는 법을 배우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의 어두운 RAW파일을 후보정.


만족스럽진 않지만, 위 사진을 이렇게나마 살릴 수 있게 됩니다.


4. 내장 스트로보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똑딱이로 웨딩 스냅 촬영하는 분들의 가장 큰 실수가,
아무 데서나 내장스트로보를 터뜨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웨딩 사진들이 어두컴컴하지요..
피사체에 빛이 도달하지 않는 거리에서는 스트로보가 오히려 사진을 망치고,
특히 신부대기실의 번들거리는 재질의 커튼에 강한 빛이 닿으면...
분위기 완전 망가져 주십니다.
스트로보를 터뜨리면 화이트밸런스가 달라지기 때문에
터뜨리냐 마느냐에 따라 화밸을 조정해주는 것도 결코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트로보 사용으로 사진이 퍼렇게 되어, 얼굴 색이 죽기 딱 좋습니다.
(물론 RAW 파일로 찍으면 화밸 조정은 가능합니다만,
하얗게 날아간 피부광택 등 화이트홀은 복구되지 않지요.)
* 옆의 사진들은 모두 스트로보 없이 찍은 것들입니다.


5. 화이트밸런스는 크게 신경쓰지 마세요.

말씀드렸듯이, RAW파일로 찍어서 후보정 때 수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예식장 촬영에서도 신부대기실, 본식 식장, 손님 맞는 홀, 예식의 조명 켜기 전과 후는 모두 화밸이 달라집니다.
매번 정확한 수정은 어렵습니다. 그것이 RAW파일을 권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저는 신부대기실과 홀에서 3700K, 본식 시작 후 3400K로 놓았는데,
신부대기실은 붉은 기가 많이 돌고, 홀은 화밸이 대충 맞았습니다.
본식은 후보정시 2900K로 수정하니 맞더군요.
본식에서도 스포트라이트가 들어오는 순간은 또 너무 파랗게 되어서,
RAW로 찍지 않았다면 유령의 집 분위기의 사진이 나왔을 듯합니다.

6. ISO(감도)를 활용하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ISO 400, F/2.8, 1/50s, 노출보정 +2.0, 포샵 후보정.



거듭 말씀드리지만 대개는 매우 어둡습니다.
스트로보를 쓰지 않기 때문에 감도와 노출보정으로 셔터스피드를 확보해야 합니다.
어떤 분은 ISO 800까지 권하기도 하는데,
RAW파일은 후보정시 명도, 노출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노이즈를 감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너무 어두우면 밝게 보정하는 과정에서 노이즈가 생기게 되니, 어느 정도 밝기는 확보해야겠지요.
저는 ISO 400 이하, 노출보정 +2.0 이상으로 찍고,
후보정시 노이즈 제거를 최대로 했습니다.
물론 조리개를 열 수 있거나 밝은 홀, 야외에서 찍을 때는
잊지 말고 ISO를 내려 주세요.
최대 ISO 값을 지정한 뒤,
ISO 자동제어를 선택해 찍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7. 차라리 어둡게 찍으세요.

디지털카메라는 어두운 디테일을 더 잘 보존합니다.
액정으로 볼 때 까맣게 된 부분은 후보정에서 어느 정도 살려낼 수 있지만, 화이트홀('하이라이트'에서 깜빡거리는 부분)이 생겨버리면 복구가 불가능합니다.
빛과 어둠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둠을 택하세요.


8. 셔터속도 우선모드로 찍으세요.

어둡기 때문에 가급적 조리개를 열고,
가급적 느린 속도로 찍어야 합니다.
하지만 삼각대를 사용할 수 없으니,
자신의 손이 찍을 수 있는 셔터속도는 고수해야 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 최저 셔터속도를 잡아서 셔터속도 우선모드로 촬영하세요.
숨을 고를 수 있다면 1/40정도도 괜찮겠지만, 손을 떠는 편이라면 1/60 이상이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카메라를 고정시킬 수 있는 경우나, 조리개를 조여야만 하는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고,
손떨림 없다고 자신하더라도 피사체가 마구 움직인다면 어쩔 수 없이 속도를 높여야 할 것입니다.


9. 조리개를 여세요.

선명한 사진을 위해서는 물론 조리개를 조여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두운 환경에서 삼각대도, 스트로보도 없이 찍고 있습니다.
여기부터 저~기까지 선명한 사진은 메인 기사에게 양보하세요.
가급적 디테일이 사는 사진, 클로즈업된 사진, 표정이 살아있는 사진을 공략하는 편이 낫습니다.
조리개를 활짝 열고, 낮은 심도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찾으세요.


10. 혹 필터를 끼우셨다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ISO 400, F/4.5, 1/25s, 노출보정 +3.0, 포샵 후보정.


식장의 조명에 반사되어 고스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잊지 말고 적절하게 빼세요.


11. 후보정하실 때는,

크롭을 적절히 활용하세요.
RAW파일은 사진 크기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지저분한 배경은 과감히 잘라내 버리셔도 좋습니다.


12. CD롬 만들 때 사진 크기는,

1024*768 정도면 적당하지 싶습니다.
모 사진 인화 사이트를 보니, 4*6 사이즈의 권장해상도가 이 정도이더군요.
RAW파일 크기를 그대로 유지하면 대형 사진도 인화 가능합니다. (물론 촬영이 잘 되었을 경우라야겠지요. ^^)



글이 길어졌군요.
단순하게 말하면,
노이즈가 심하지 않을 정도로 ISO 올리고,
노출보정 올리고,
손 안 떨릴 만큼 셔속을 낮추고, 조리개는 열고,
이런 셋팅으로 찍을 수 있는,
서브 촬영만이 찍을 수 있는 샷을 찾으시라는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RAW파일로 찍고 후보정하시라는 것,
가장 중요한 포인트 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초보자 입장에서,
검색과 1회의 촬영 경험만 가지고 매우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다들 참고로만 읽어주시고, 각자의 감각에 맞는 셋팅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


* 이 글은 니콘 D80클럽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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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