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2008. 8. 25. 02:33
소낙비처럼 햇살이 내리꽂히던 8월 초,
담양 소쇄원에 갔었습니다.

찬바람이 부는 이제서야,
 발등에 샌들 자국을 남길 만큼 뜨겁던 날의 사진을 올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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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 입구 대나무밭

소쇄원은 '다모' 촬영지로 유명해졌었는데,
그 명성에 비해서는 무척이나 작은 곳입니다.

시원하게 뻗은 대나무숲 사이로 조금만 걸어올라가면
광풍각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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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각으로 가는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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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의 윤이 차를 마시던 소쇄원 제월당

많은 이들이 제월당에서 기념사진들을 찍는데요,
햇빛은 강렬하고 소쇄원은 넓지 않아,
이렇게 다들 한동안 앉아있다 가더군요.
제 옆에는 한참 서로에게 작업중인 남녀가 있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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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의 흙담

'달랑 정자 셋 뿐인' 자그마한 정원 소쇄원은,
커다란 정원을 상상하고 왔다면 실망스러울 곳이지만,
잠시 앉아 주변을 느껴보면 꽤나 마음에 드는 장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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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

정자 앞에는 자그마한 계곡이 있어
산에서 시원한 물이 흘러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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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당 앞, 대나무홈통으로 물이 흘러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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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 흙벽의 기와.

소쇄원 부근에는
가사문학관, 식영정, 환벽당, 그리고 광주호생태공원이
오밀조밀 모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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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숲 속, 삐죽이 머리를 내민 죽순.

버스를 타고 가신다면,
가장 안쪽에 있는 소쇄원에 갔다가 광주쪽으로 나오면서
다른 정자들도 빼놓지 않고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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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에서 가사문학관 가는 길

인도는 따로 없고, 이렇게 찻길을 걸어가야 하지만
그다지 위험하진 않습니다.

소쇄원에서 광주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가사문학관이 나오고,
그 바로 옆에 식영정이 있습니다.
길 건너에는 광주호와 생태공원이 있고,
생태공원 가는 길에 왼쪽으로 살짝 빠지면 환벽당에도 갈 수 있어요.
모두 걷기에 무리가 없는 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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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당. 식영정 아래 길가에 있습니다.

조선시대 사람들의 체구가 새삼 궁금해질 만큼 아담한 정자들은
더운 날 그곳에서 바람을 느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정말 뜨거운 날이었는데도, 가만히 걸터앉아 있으면 선선한 바람이 스쳐가더군요.

열기로 구성된 듯한 도시.
선풍기조차도 더운 바람을 내뿜어,
당장은 살고보자 하면서 에어컨을 켜게 되는 도시에선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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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무성하고 저 아래로는 물이 흐르는 환벽당.

이곳들을 도는 내내 오분만 누워서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답니다.
솔솔 부는 바람 아래 짧은 단잠에서 깨어나면
머리가 맑아질 것 같은 느낌.

이 정도면 더운 여름날에도 부채 하나로 공부할 맛이 나겠다 싶기도 하고, (응?ㅋ)
이곳에 삼삼오오 모였을 옛 학자들이 문득 부러워지기도 하더군요.
유형의 공간에서 치밀하게 머리를 맞대고
사색하고 토론하는 게 진짜 공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가까운 곳에 오며가며 들를 수 있는
이런 정자 하나 있으면 좋겠어요. 풋.




* 서울에서 소쇄원에 가시려면,

서울에서 담양으로 바로 가는 버스도 있고,
광주를 들러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광주 가는 버스는 센트럴 시티에서 5분마다 있더군요.

광주터미널 앞에서 225번 버스를 타면 40분여를 달려 소쇄원 입구에서 내릴 수 있습니다.
광주는 정류장마다 버스 노선도가 상당히 상세하게 되어 있는데,
왜인지 225번은 노선도에 나와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터미널 앞 정류장에 섭니다.
1시간에 1대꼴로 있으니, 미리 시간을 알아보고 가세요.
터미널 중앙에 관광안내소가 있습니다.

담양 지도에는 311번도 소쇄원으로 간다고 나와 있었는데, 잘못된 정보이니 주의하시길.
311번은 광주터미널 앞에 서지만, 담양터미널 방향으로 가는 버스입니다.
(죽녹원이나 메타세콰이어길 방향이지요.)

* 소쇄원 홈페이지는 http://www.soswaewon.org
* 소쇄원과 함께 명옥헌을 소개해놓은 포스팅이 있어 링크합니다.
 http://gurum.tistory.com/entry/소쇄원은-지극하고-명옥헌은-그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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