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2009. 1. 24. 00:59
순천 시티투어 세 번째 코스, 낙안읍성입니다.


낙안읍성은 다른 민속마을들과는 달리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읍성 내에서 민박도 가능하구요.


전체 120여채의 가옥 중 45% 정도는 개인소유라고 하네요.
그래서 "주인 허락 없이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표지판이 종종 보입니다.
이렇게 정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판소리를 전수하는 기능인들이 머무는 곳도 있습니다.

낙안읍성 민속마을, 대나무로 엮은 문


전시관 내에 산다는 건 어떤 것일까요?
개인 소유 가옥은 담장이 높은 편이고 문도 굳게 닫혀 있습니다만,
그래도 담장 너머 들여다보이는 풍경에 눈이 가는 것은, 어쩌다 열려진 문틈으로 무심코 발길이 가는 것은 막기 어려울 듯합니다.
이들은 마루에 누워 한가로이 햇빛을 쪼일 수 있을까요?
맑은 날 오후, 마당에 빨래를 널 수 있을까요?


다른 한편으로, 경고문이 걸린 집을 몇 군데 지나치다 보니,
내 앞의 이 집이 개인 가옥인지, 구경해도 되는 곳인지 혼란스러워집니다.
담장 안에 있는 사람들이 주민인지 관광객인지 구별하기 어렵고,
집안에 있는 물건들이 정말 사용하는 것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 상태로 꼼짝 않고 있어서, 가까이 가서 들여다봐야 했습니다.
얘네들은 살아있을까요?
모형일까요?
모형인 데 익숙해진 살아있는 것들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그건 살아있는 걸까요, 모형인 걸까요?


어쩌면 이 돼지가 갑자기 달려나갈지도 모를 일.


이 한 쌍의 표정과 문구가 마음에 와 닿는군요.




Posted by [Arte]